자격활용사례
[컴퓨터활용능력] 내 나이가 어때서작성일 : 2022-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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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생 전업주부, 취업에 도전하다 몇 년 전부터 번듯한 직장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렸던 나는 취직을 위해 이리저리 알아보았다. 대단한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번듯한 직장이라고 해봤자 4대 보험이 되는 그리고 해마다 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되는 그 정도? 우선 취업 관련 어플을 깔고 워크넷에 이력서랑 자기소개서도 올리고 정말 성실하게 구직 활동을 했다. 하지만 전업주부였던 중년 아줌마의 극적인 취업 성공기는 정말 드라마에나 나오는 일이었고 나의 의지는 서서히 꺾여가기 시작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은 성실성이었다. 하지만 이력서에 또 자기소개서에 그 진정성을 드러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1969년생 만 나이로 해도 53세.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자격증은 30년 전에 취득한 운전면허증과‘나중에 늙으면 지역아동센터에서 애기들 공부 봐주는거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취득했던 사회복지사 자격증 뿐이었다.
직장생활에 필수인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시험을 준비하다 수많은 지원에도 면접의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고, 전산회계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취업이 수월하다는 얘기를 주워듣고는 공부를 시작했다. 운좋게도 어찌어찌 자격증을 취득하고 심기일전해서 다시 적극적으로 취업활동에 돌입했다. 그러면서 깨우치게 된 현실이 바로 컴퓨터! 사실 전산회계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면서도 회계라는 내용보다 전산을 이용해 일을 한다는게 내게는 더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었다. 사실 컴퓨터는 이제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당장 밥을 먹으러가도 테이블에 앉아서 태블릿으로 주문을 하고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키오스크가 주문을 대신하며, 은행 역시 창구에 가본게 언제쯤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러니 직장 생활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오너 입장에서는 이력서에 드러난 자격증과 경력을 토대로 사람을 채용하는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엑셀을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이 구인공고에도 흔하게 적혀 있었다. 나는 또 한번 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 나이가 많아 취업이 불리하다면 그걸 상쇄할 수 있는 다른 강점을 키우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설사 취업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내 가치를 키워나가고 싶었다.
컴맹이지만 나만의 루틴대로 성실하게 준비 우선 서점에 가서 컴활2급 필기 책을 구입하고 무작정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시험은 문제은행 식이라 그냥 기출문제만 외우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결국 며칠만에 포기하게 되었다. 난 컴맹중의 컴맹인데다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 암기가 되지 않는 스타일이라 조금의 진전도 없었다. 결국 인터넷을 뒤져서 기본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들을까도 생각했지만 내 속도에 맞게 천천히 할 수 있는 건 오히려 인터넷 강의였다. 공부를 하다보니 실기를 알아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중간에 실기책도 구입을 하고 필기와 실기를 병행하며 열심히 했다. 사실 유투브니 블로그니 하는 곳에서‘며칠만에 자격증 취득 수기’이런 글을 너무 많이 봐서 답답하기도 했는데 이건 어차피 나와의 싸움이라 다른 사람 특히 젊은 사람들 얘기는 신경쓰지 않고 보고 또 보고 실습하고 또 하고 나만의 루틴대로 차근차근 공부를 해 나갔다. 공부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이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노안이 온지 오래인 내가 돋보기를 쓰고 하루종일 컴퓨터를 보고 작은 글씨의 책을 보면서 공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해 나갔다.
마침내 취득한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그리고 취업 결국 한 번만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당당하게 이곳저곳 취업사이트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수정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면접 전화를 받았다. 그곳에서도 내 나이 때문인지 컴퓨터 업무를 해 낼 수 있는지 물었고 난 당당하게 얘기했다.‘컴퓨터 활용능력 2급 자격증이 있습니다.’ 며칠 후 합격 전화를 받았고 지금은 심리상담센터에서 데스크 업무를 보고 있다. 내가 원하던 번듯한 직장! 인수인계를 받고 업무를 하던 중 엑셀 서식을 망가뜨린 적이 있었는데 당황하지 않고 함수를 써넣고 있는 내가 어찌나 대견하던지. 내가 또 한 번 느낀 인생의 교훈은 쓸데없는 노력은 없다는 것이다. 설사 그것이 지금 당장의 결과는 없더라도 노력에 대한 보상은 언젠가는 꼭 주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50대 중반의 나이에 취업에 성공한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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