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

도전의 시작

누군가에게는 흔하다고 여겨지는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대 초반 동안 인력사무소, 피씨방, 서빙, 호프집, 음식점 등 다양한 알바를 경험하며 많은 고생을 했다. 처음에는 몸으로 고생하며 버는 알바가 힘들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익숙해지고 결국 알바 생활에 안주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취업 활동을 위해 굳이 노력해야 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던 중,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니던 나는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아는 형을 보게 되었다. 그 형은 상공회의소에서 발급하는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그 자격증 따면 뭐가 좋냐? 어차피 다들 취업 잘 안 되는데”라고 나무랐다. 하지만 그 형은 “할 수 있는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 모습은 나와는 사뭇 달랐다.

나를 움직인 컴퓨터활용능력 합격생의 후기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서 생각없이 누워있던 중, 형이 말해줬던 자격증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컴퓨터에 앉아 자격증 정보를 찾아보니, 흔히 여겨지는 자격증이었지만 만만치 않은 난이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자격증을 땄던 당시 실기 합격률은 10%, 필기 합격률은 30%에 미치지 못했다. 더불어 “이 자격증을 따도 나중에 수식을 다 잊어버리고 결국 VLOOKUP 함수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후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움직인 것은 한 합격생의 후기였다.

“자격증을 따도 함수 같은 수식을 많이 까먹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회사에서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업무 능력 습득 속도가 다르다. 딸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도전해 보라. 장미가 아름답다고 튤립이 안 피는 것은 아니다. 시도하기 전에 포기하지 말라”

이 글귀를 보고 어쩌면 객기일지도 모르지만, 자격증 공부를 무작정 시작했다.

실기 시험의 반복적인 실패와 도전

불같은 마음을 먹어서인지 필기는 공부한 지 2주 만에 턱걸이 점수로 합격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때 나는 마음속으로 “의외로 별거 아니네? 이러다 금방 합격하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나의 패착이었다. 생각보다 난이도 높은 실기 시험 덕분에 나는 힘든 시간을 겪었다. 시험장에 들어가서 분명 합격이라고 생각했던 시험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았고, 엑세스는 합격했지만 엑셀에서 불합격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3번, 4번 떨어지다 보니, 취업은 커녕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 봤던 글귀를 다시 떠올리며 오기로 다시 한번 시험에 등록하고 도전했다.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도 결국 10번째 시험에서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1급에 합격하게 되었다.

침대에 누워 코참패스로 “합격”이라는 단어를 확인했을 때, 과장 보태서 전역할 때보다 더 기뻤다. 이런 합격의 기쁨을 느끼며 ‘나도 한다면 할 수 있는 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이 자격증의 취득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자격증을 통해 얻은 기회

이후에는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회사 취직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와 대학교를 병행하며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자 하나하나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내가 딴 자격증만 2년 사이에 4개나 되었다. 나의 확고한 의지를 알아봐준 회사 덕분에 졸업한 지 6개월 만에 내가 받기에도 과분한 연봉을 받으며 좋은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다.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은 실무에서 엑셀 작업 시 업무 습득 능력의 차이를 분명히 느끼게 해주었다. 배우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업무 능력을 습득할 수 있었고, 이는 회사 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회사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후, 면접을 본 실무자에게 나를 뽑은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자격증과 자기소개서에서 살아온 삶을 보니 누구보다 간절해 보였고, 치열하게 살아온 모습이 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