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

결혼이민자에서 강사로의 끝없는 도전

나는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민자로 베트남 이름은 보티검띠엔이고 한국 이름은 최지혜 이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한국인 남자와 결혼하여 2014년 3월 29일 한국에 온 지 어느덧 10년 6개월이 되었다.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에 살고 있으며 9살, 7살 된 두 딸과 3살 아들 한 명을 키우고 있는 다자녀 엄마이다.

나는 베트남에 있을 때부터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특히 한국의 문화와 전통 음식이 제일 궁금하였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한국어 장벽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2016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오래 전부터 좋아했던 한국 음식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눈물과 땀을 흘린 끝에 2020년에 한식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이어서 중식, 양식, 일식 자격증도 모두 취득하였다. 그러나 나의 꿈은 조리사에 머물지 않았다. 어느 날 다문화 이해 교육 강사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고, 운명처럼 베트남 문화를 소개하는 강사가 되었다.

꿈을 향한 첫 발자국

하지만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 강의 자료를 만드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베트남에서 내가 8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장녀로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컴퓨터 관련 교육을 원하는 대로 받을 수 없었으며, 컴퓨터를 직접 접할 기회도 거의 없었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컴퓨터를 직접 사용하게 되었고, 인터넷 검색 중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내일배움카드를 알게 되었고, ITQ 자격증을 목표로 컴퓨터 공부를 시작하였다.

한글과 파워포인트 자격증을 취득한 후 엑셀에 대한 관심이 생겨 상공회의소의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에 도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네이버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격증을 취득한 사진을 보며 “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보며 도전의 꿈을 꾸었다.

나도 자격증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행복해했다. 외국인이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기에 막막했지만, 매일 다른 사람들의 자격증 취득 사진을 보며 꿈을 꾸다가 결국 컴퓨터 학원을 찾았다.

불합격의 좌절과 도전의 연속

베트남어가 모국어인 나는 한국어와 영어로 된 전문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다. 타자 속도도 느려서 너무나 부끄러웠지만, 다른 사람보다 10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로 매일매일 연습했다.

필기시험 당일, 긴장 속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도전할 때마다 불합격의 아픔을 겪었으며, 시험장 감독관들이 내 얼굴을 기억할 정도로 여러 번 응시한 결과 드디어 필기시험에 합격하였다. 꿈만 같았다.

그런데 실기는 어떡하지? 또 걱정이 되었지만 다시 도전하였고, 이번에도 역시 한 번에 합격할 수는 없었다.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실기 응시를 잠시 미루었는데, 마침 그 당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현재는 가족센터로 명칭이 변경됨)에서 통번역 지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접하였다. 나는 그동안 내가 취득한 자격증들과 컴퓨터활용능력 2급 과정 수료증으로 응시 원서를 제출하였고, 컴퓨터 관련 수료증 덕분에 합격하여 현재 통번역 지원사로 근무하고 있다.

일과 병행한 노력

내가 맡은 업무가 주로 통번역하는 일이라 매일 컴퓨터를 다룰 기회가 많아졌고, 그동안 잠시 미루어 두었던 실기 연습을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 필기시험 유효기간이 2년이라 실기에 응시하지 않으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과 병행하며 야간 실기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다. 6시 퇴근과 함께 편의점 김밥으로 저녁을 급히 먹고 학원으로 향했고, 1개월 동안 선생님의 열정적인 지도 덕분에 실기시험에 응시하여 드디어 합격하였다. 드디어 나도 자격증과 “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받았다.

다른 결혼이민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다

그때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 엑셀과 컴퓨터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번역 업무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한 외국인으로서 직장 동료들과 자격증 취득 과정을 이야기하며 공감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또한 나와 같은 결혼이민자들에게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컴퓨터 관련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내가 취득한 여러 종류의 자격증을 모두 활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은 외국인인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자산이며 큰 보람을 안겨주는 선물이다. 이 자격증은 단순한 인증서가 아니라, 나의 꿈과 노력이 담긴 상징이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이정표이다.

이제는 내가 얻은 자격증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결혼이민자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나의 이야기가 다른 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불씨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나의 꿈을 향해 멈추지 않고 날개를 펼쳐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