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자격평가사업단

장애를 딛고 취득한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짐을 덜어 달라고 빌기보다는, 강한 어깨를 달라고 기도하라. - 성 어거스틴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은 누군가에게는 취득하기 쉬운 자격증일 수 있으나, 나에게는 그 어떤 도전보다도 한계를 뛰어넘는 가능성을 보여준 자격증이다. 남들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여, 결국 장애를 딛고 자랑스럽게 해낸 노력의 결과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공기업 NCS에 출제된 컴활 엑셀문제를 모두 맞추고 최종합격하다

고학년이 되고 취업준비생들의 필수 자격증인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했다. 그저 가벼운 마음, 뒤처지면 안된다는 조급함이었다. 명확한 동기가 없는 시작이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를 뒤로하고 컴퓨터활용능력 필기시험부터준비했다. 빈출 문제를 수기로 빼곡히 정리하고 통학시간을 활용해 틈틈이 암기한 끝에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엑셀 문제는 한 문제 차이로 합불이 갈리는 공기업 NCS에 종종 출제되곤 했다. 나는 컴퓨터활용능력 필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산 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컴활 관련 NCS 문제를 모두 맞추고 두 곳의 중앙공기업에 최종합격할 수 있었다.

시행착오 끝에 따낸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업무수행에 큰 도움이 되다.

취업 후 나의 업무는 부산경남권의 가스 재고량의 수율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수십 개 관리소의 가스 인입 및 인출량과 이를 기록하는 엑셀 매크로 파일을 작성·관리해야 했다. 장애 때문에 나는 할 수 없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한동안 방황하게 되었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엑셀은 이미 모든 업무에 상용화되어 빠른 작업 능력이 필요했다.어느새 컴퓨터활용능력은 단순히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는 자격증을 넘어서, 나의 한계와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하지만 실기시험이라는 높은 벽 앞에서 무기력함을 느꼈다. 나는 한 손이 없어 타자를 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손가락을 다섯 개 밖에 사용하지 못하다보니 정확도가 떨어질뿐더러 타자 속도에도 한계가 있다. 스스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은 다른 사람들은 숨 쉬듯 누르는 단축키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연습을 통해 1분에 300타 정도 칠 수 있으나 항상 시간이 촉박한 것을 느꼈다.

강한 도전의식이 생겼고 시간을 훨씬 단축시키겠다는 집념 하에 약 두 달 동안 6시간씩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기시험 공부에 매진하였다. 손목까지만 있는 손으로 키보드를 누르면 자판이 두 세개씩 눌러지기도 하는데, 한 개만 누를 수 있도록 정확하고 섬세하게 누르는 것을 연습했다. 또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을 길렀다. 이는 오로지 반복 밖에 방법이 없었고, 매 모의고사를 수십 번을 반복하며 복기한 끝에, 실기시험에 합격해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취득 후 회사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늘게 되었고 업무 효율성 또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매크로 부분을 이해하는 발판이 되어, 개인적으로 VBA를 더 깊이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나는 회사에서 관련 교육을 수강하며 끊임없이 많은 기능들을 배우고 있으며, 회사의 가스 재고를 맡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었다.

올해의 업적이자 도전의 발판이 된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컴퓨터활용능력을 준비하며 남들을 부러워하고 우울해하던 때가 있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바라면서 스스로 깎아내리곤 했다. 하지만 더 큰 어려움을 극복할 때 그에 상응하는 강인한 힘과 정신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나는 용기를 내지 못해 포기했던 탁구, 피아노같이 양손을 사용해야 하는 활동에도 도전하고 있다.

신체적인 어려움은 일상 속의 평범한 것이 너무나 어려운 고난으로 느껴지게 한다.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는 그저 이러한 어려움이 왜 내게 일어나는지 세상을 탓하며 이 무거운 짐이 없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취득 후에는 나의 세상 속 가장 무거운 짐을 가뿐히 들 수 있는 강한 어깨를 지니게 되었다.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이 자격증을 취득한 것이 올해의 업적이자 도전의 발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